6월 7일 항문 외과 외래 진료
어제는 8번째 항문 수술을 받은 지 5주 하고 3일째 되는 날이다.
와이프와 함께 집을 나섰는데 나 혼자 다녀와도 된다는데 궂이 자기도 얘기를 들어봐야겠다며 고집을 부린다.
그도 그럴것이 며칠 전부터 욱신거리고 시큰거리는 통증이 있어서 와이프한테 아무래도 수술을 한번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느낌이 안 좋다고 말했더니 걱정이 되고 스트레스를 받은 모양이다. 8번째 수술, 3년 동안 벌써 여러 번 겪은 과정이고 원장님께서 한번 더 할 수도 있다고 미리 언질을 해주셨는데도 나조차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와이프가 결국 운전을 하고 고속도로를 타는데 금방이라도 빗방울이 쏟아질 것만 같은 먹구름 낀 밖의 풍경이 내 미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정말 암울했다.
곧 도착한 병원에서 원장님께서 상담글에 답변을 해주셨는데도 불구하고 친절한 웃음을 보이시며 "다 나았지요?" 하며 인사를 건네신다.
나는 당연히 "아니요, 좀 안좋아진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원래 바로 평소때처럼 바로 누워보라고 할까 봐 미리 휴대폰 메모장에 증세를 적어온걸 재빠르게 원장님께 들이 밀어 보여드렸다. 그랬더니 정말 한참 읽어보시더니 항문경 검사를 한번 해보자고 하신다.

평소 때와 같이 익숙하게 침대에 누워 새우 자세를 하고 속옷을 내리고 무릎을 가슴까지 올렸다.
이전 포스팅에 쓴 증상을 그대로 말씀드렸는데, 경과에 대해서 심각하게 느끼셨는지 정말 굵은 손가락으로 구석구석 살피셔서 지금까지 받은 항문 수지 검사 중 가장 길게 느껴졌다.

그러고 나서 항문경을 삽입해서 다시 살피시는데 내부에 피가 많이 고여있었다. 내치핵도 있다고 말씀하셨다.
내치핵은 1차 항문 수술 때 동네 병원에서 항문 농양 통증을 치핵 통증으로만 오해해서 수술한 건데 깨끗하게 제거했다고 들었는데 왜 치핵이 남아 있느냐고 물었는데 아무튼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말씀하셨다.
1차 수술때 오진을 해서 수술을 한 것을 생고생, 개고생을 해도 회복이 안되니 또 치열 때문에 상처 치유 지연이 있다며 추가로 2차 수술을 한 건데 치핵마저도 깨끗하게 제거를 못했다니, 피가 고여 있다는 걱정보다 치핵이 남아있다는 것이 더 열이 받기 시작했다.
아무튼 다행스럽게도 치루나 염증은 깨끗하게 제거가 된 상태라고 말씀해주셔서 안심이 됐고 고여있는 피때문에, 그리고 지난 오랜 수술 치료 과정 때문에 대장내시경 시기를 놓쳤으니 다음 달에 대장내시경을 한번 해보자고 말씀하셨다.

그러면 지금 욱신거리는 통증은 무엇 때문이냐고 여쭤보니 오랜 수술때문에 신경성, 과민성이지 않겠냐고 너무 예민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런 얘기는 이전 병원에서도 듣기는 했지만 항상 진물이 멈추지 않는 게 문제였다. 역시나 지금도 그게 가장 큰 문제이고 앞으로 대장내시경 검사 때까지도 멈출까 하는 게 솔직히 걱정이다. 지금 포스팅을 쓰는 중에도 항문이 욱신거리고 있으니......아무튼 말씀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니 안심이 됐다.
돌아오는 길에 병원 근처에서 엄청나게 맛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마시면서 생각해보니 늘 원장님께서 수지검사하는 날에는 집에 돌아와서 거즈를 펴보면 피가 묻어져 있었다. 그렇다. 원장 선생님 손가락이 굵어서 검사하다가 피가 난 것이다. 역시나 집에 와서 좌욕을 하려고 거즈를 살펴보니 피가 묻어 있었다.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이 정말 마지막 수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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